프로그램이 끝나 백수가 되면 만화를 즐겨본다. 이때 내가 보는 만화는 잔잔하고 고요한 힐링 만화이다. 이전 프로그램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더 잔잔하고 힐링되는 만화를 찾는다. 큰 사건이 없는 일상 만화를 보고 있으면 몸이 나른해지고 잠이 솔솔 오면서 마음의 안정이 찾아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지금껏 내가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보면서 위로받고! 잡생각을 떨치게 도와준 만화 'BEST 6'를 추천하고자 한다. 시끄러운 현생 때문에 머리 아픈 분들! 한번 봐보시길!
■ <유루캠1> & <유루캠 2> *티빙에서 시청함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던 만화이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여고생들이 캠핑하는 내용인데, 풍경 좋은 캠핑장 찾아다니고, 캠핑 용품 사기 위해 알바도 하는 등 캠핑을 둘러싼 일상 이야기가 펼쳐진다. 만화 속에 나오는 캠핑 장소와 여행 루트가 실제 일본에 있는 장소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단순히 만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보단, 여행 예능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일본에 저런 장소도 있구나, 풍경이 예쁘네, 하면서 멍하니 보고 있으면 뭔가 마음이 릴랙스 된다. 또 귀염 뽀작한 여고생들이 서로 배려하고, 사이좋게 캠핑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몽글몽글 평화로워진다. 캠핑하면 떠오르는 불멍, 물멍, 산멍를 만화 속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촘촘하게 별이 뜬 겨울밤 배경에 장작불 타는 소리를 듣고 있다보면 어느새 잠이 솔솔 온다. 개인적으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잡생각이 많아져 잠을 못 자는 편인데, 잠이 안 올 때 이 만화를 틀어놓고 멍하니 보고 있으면 어느새 잠들어 있는 나를 발견한다.
ps; 밤에 보면 잠이 오지만, 낮에 보면 그렇게 학창시절 친구들이 보고 싶을 수 없다. 친구들과 한적한 교외에서 캠핑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 백수가 되면 집콕하는 일이 많은데, 이 만화를 보고 있으면 어디든 나가서 바람을 쐬고 싶어 진다. 만화를 보며 내일은 오랜만에 큰 창이 있는 카페에 가서 글을 써 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지만... 막상 내일이 오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
■ <마왕성에서 잘자요> *넷플릭스에서 시청함
이 만화는 넷플릭스에서 뭐 볼 거 없나 돌리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위에서 말했듯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잡생각이 많아져 잠을 못 자는데, 백수일 때 잠을 더 못 잔다. 다음 날 강제로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으니 이것저것 보다가 늦게 잠들고, 낮잠이 바뀌어 새벽 3-4시가 되어도 잠이 안 오는 지경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새벽에 넷플릭스를 뒤지던 중, 포스터 속 주인공이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대체 이건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제목마저 <마왕성에서 잘자요>여서 이 만화를 보면 나도 잘 잘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근데... 그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이 만화를 보고 있노라면 주인공이 잠들 때 나도 눈이 감긴다!
줄거리는 <유루캠>과 마찬가지로 단순하다. 마왕성에 인질로 잡혀온 잠탱이 공주가, 수면질이 최악인 마왕성에서 잘 자기 위해 별짓을 다 하는 내용이다. 보통 마왕성은 위협적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 작품 속 마왕성 식구들은 공주의 보모나 다름없다. 오직 꿀잠을 위해 마왕성을 헤집고 다니는 공주와, 그런 공주에게 뜻밖의 피해(?)를 입고 울상을 짓는 마왕성 식구들의 에피소드를 보고 있으면 너무 귀여워서 힐링이 된다.
매회 마지막 장면은 공주가 수면템을 얻고 잠이 드는 모습으로 끝나는데, 공주가 '히야-'하면서 잠드는 모습을 보면 나도 스르륵 잠이 온다. 옆사람이 졸면 나도 졸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 느낌이 좋아서 벌써 1회 정주행 했고, 잠이 안 올 때마다 켜 놓고 멍을 때린다. 늦은 밤, 잠이 안 올 때 잔잔한 만화 보면서 잠들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만화이다.
■ <스파이 패밀리> *넷플릭스에서 시청함
최근 가장 핫한 일상물, 힐링 애니가 아닐까 싶다. 이 애니도 넷플릭스에서 뭐 볼거 없나 보다가, 인기 있는 신작으로 뜨길래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가 완전 취향 저격 당했다!
스파이인 주인공이 타깃의 정보를 얻기 위해 가짜 가족을 꾸리는데, 하필 고아원에서 입양한 딸랑구가 초능력자이고, 엄마역을 맡은 고용인이 살인청부업을 하고 있었다. 세 사람은 각자의 정체를 숨긴 채, 가짜 가족 행세를 하며 일상을 지내는데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시청자의 눈으로 보기엔 그 모습이 여간 재밌는 게 아니다. 특히 딸 아냐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계속해서 회차를 이어 보게 된다. 이 귀여운 꼬마가 다음에는 또 어떤 일을 벌일지, 초능력을 어디에 어떻게 써먹을지 궁금해서 시청을 멈출 수 없다.
이 만화는 단순한 일상물이 아닌, 스파이인 아빠가 딸을 이용해 타깃에 접근해야 한다는 목표 지향적인 스토리가 있다. 힐링 애니를 보고 싶은데, 나른한 일상물은 어쩐지 조금 질리고, 어느 정도 스토리가 있는 만화를 보고 싶은 분들께 <스파이 패밀리>를 추천한다.
■ <학원 베이비시터즈> *웨이브에서 시청함
이 만화는 몇년전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네이버 지식인에서 추천받은 작품이다. 힐링 애니하면 귀염 뽀작한 아기들을 빼놓을 수 없는데, 아예 대놓고 아가들이 나오는 만화이다. 하루아침에 부모님을 잃은 남고생이, '베이비 시터부'라는 동아리 활동을 하는 일상이 주 내용인데, 정말이지 힐링 그 자체이다!
'베이비 시터부'에 속한 아기들이 남고생의 교실을 찾아 학교를 누비는 모습이라던지, 남고생이 동생이 형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주는 내용, 그리고 부모없는 주인공 형제가 '베이비 시터부' 아가들과 함께 동물원에 가는 에피소드는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인상 찌푸려지는 갈등이나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 매회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마냥 귀엽고 즐거운 내용만 있는 건 아니다. 부모를 잃은 형제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에피소드도 나온다. 일상 힐링물인데 감동적인 걸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만족하며 재밌게 볼 수 있는 만화이다. 이 만화도 이미 N차 정주행했고, 이번 백수 기간에도 1회 정주행 했다. 낮에 틀어놓고, 취미 생활하기 좋다.
ps; 웨이브에 더빙 버전도 있어서, 잠 안 올때 틀어놓고 있기 좋다. 더빙판이 없는 만화는 눈 감으면 자막을 볼 수 없어서 뭔 내용인지 모르는데, 이 만화는 한국어 더빙이 있어서 눈 감고 라디오처럼 듣다가 잠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짱구는 못말려> *티빙에서 시청함
백수가 될 때마다 한번쯤은 꼭 보는, 일상 애니계 대표작 <짱구는 못 말려>이다. 짱구는 더빙판이 워낙 잘 나와있어서, 자막을 안 봐도 되니 틀어놓고 딴짓하기 딱 좋다. 어떤 일에도 밝고 긍정적인 짱구를 보고 있으면 세상 근심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또 짱구가 요즘말로 하면 약간 '맑눈광'이랄까, 맑은 눈의 광인처럼 자신도 모르게 어른들을 먹이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다. 짱구는 악의적으로 한 행동이 아닌데, 어른들이 본인 스스로 찔려서 땀 흘리고 있으면 뭔가 고소하달까. 이번 백수 기간에는 특별히 초코비를 먹으면서 짱구를 봤다. 어렸을 때는 비싸서 못 사 먹었는데, 난 이제 어른이니까 비싸고 조금밖에 안 들어있는 초코비를 먹으면서 짱구를 볼 수 있다. 플렉스는 이렇게 해야지!
■ <귀멸의 칼날> *웨이브에서 시청함
이번 나의 백수 기간을 책임진 만화이다. 사실 작년에 재밌다는 소문을 듣고, 넷플릭스에서 1-2회를 봤었다. 근데 뭔가 회상씬이 많고 루즈한 느낌이라 보다가 잠이 들었다. 그 후로 뭔가 손이 가지 않아서 안 봤는데, 극장판 <무한열차>편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극장판 <무한열차>편은, 이 만화를 처음 보는 사람이 봐도 이해가 가게끔 잘 만들었다. 앞부분을 전혀 보지 않았는데, 이 편만 보고 대충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었다. '렌고쿠'라는 캐릭터가 너무 매력 있어서, 쟤는 이 상황에 어떤 행동을 할까, 어떤 기술을 쓸까 너무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되었다. 게다가 만화인데 3D느낌이 나는 오묘한 영상미에 잠시라도 한눈을 팔 수 없었다!
<귀멸에 칼날>이라는 작품에 궁금증이 생긴 나는, <무한열차>편을 시작으로 에피소드별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나타구모 산> 편을 보고 나니, 다음 편인 <주합회의, 나비저택> 편이 너무 궁금해서 찾아봤고, 그 편을 보고 나니 <환락의 거리> 편이 너무 궁금해서 이어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느 새... 옛날에 보면서 잠들었던 1회로 되돌아가 처음부터 정주행을 하고 말았다..! 왜 그렇게 사람들이 귀칼~ 귀칼~ 하며 재밌다고 찬양하는지 알 거 같다. 매 에피소드마다 눈물을 안 흘린 편이 없다. 어쩌면 조금 뻔한 스토리 전개인데 보고 있으면 저절로 눈물이 펑펑 난다. 만화책으로 결말까지 본 남편이, 뒤에 나올 내용은 더 슬프다고 해서 걱정이다. 보면서 또 눈물 한 바가지 흘릴 거 같다.
<귀멸의 칼날>은 일상, 힐링 애니를 보면서 어느 정도 정신이 치유되고 릴랙스 되었을 때! 작품성 있는 중독성 쩌는 만화를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미 다 보셨을 테지만, 아직 안 본 분들이 있다면 꼭 보시길..!
만약 나처럼 1-2회보고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면, 일단 극장판 <무한열차>나 <환락의 거리> 편부터 보셔도 될 거 같다.
2023년, 올해 4월에 시즌3가 방송된다고 하는데 하루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다음 편이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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